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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관악사, 서울대의 숨이 서려있는 곳 ( 921동 고병기)
No. 60 작성자 기획실 작성일 2014-02-27 조회수 1838


관악사는 서울대 학생들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1학년과 3학년을 관악사에 거주하면서 내가 느낀 바는 우리 학교 학생들도 남들과 같은 성장하고 있는 대학생이라는 것이다. 흔히 서울대학교 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최고의 지성들이 모이는 곳, 공부 밖에 모르는 바보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관악사에서 딱 6개월만 살아보라 말하고 싶다. 내가 보아왔던 관악사의 삶은 산기슭의 고요한 정자가 아니라 시끌벅적한 시장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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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신입생들이 관악사 입주를 시작할 무렵이다. 아직 관악산에 찬 추위가 머물러있지만 신입생들의 설렌 마음을 숨길 수는 없다. 부모님의 옆에서 살짝 떨어져서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며 입사 신청을 받는 모습에서 나는 이제 대학생이다라는 독립성과 그래도 부모님이 이사는 도와주시겠지라는 의존성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은 누구나 똑같구나 하면서 1학년 때의 나를 떠올리곤 한다. 이번 학기에 나와 같이 방을 쓴 1학년 룸메이트가 입사를 할 때 어머님께서 귤을 주시며 아들을 잘 부탁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당시에는 몰랐던 아이를 떨어져 보내야하는 부모님의 심정도 느낄 수 있었다. 1년간 큰 문제없이 잘 지냈지만 바빠서 잘 챙겨주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신입생들은 알겠지만 3,4월은 야식의 달이다. 삼삼오오 취사실에 모여 치킨이며 피자를 시켜먹는 모습은 대학생의 자유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애써 나오는 배를 감추기 위해 헬스장을 끊어보지만 3만원으로 3일을 나가는 기적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늘어난 뱃살과 허덕이는 간만 남기고 이렇게 야식의 달이 끝나간다.

 

기숙사에 봄이 찾아오면 하나 둘 우정은 종식되며 사랑이 찾아온다. 기숙사에 있는 솔로 고학년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시기인데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는 신입생 커플들을 보면 정말 활기차고 생동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의 감정 중에 사랑을 제하면 아무것도 없다고 표현하는 철학자의 말처럼 둘 다 예쁘고 아름답다. 취사실 들어가기 전의 벤치나 정문에서 5511을 타고 올라오는 관악사의 길에 벚꽃이 피면 꼭 한번 보러가길 바란다. 물론 혼자가면 상당히 쓸쓸하다. 이렇게 활기찬 봄이 지나면서 사랑은 무르익고 학기도 무르익으면서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온다.

 

중간고사는 얼렁뚱땅 봤겠지만 이제 곧 나올 성적표를 생각하면서 기말고사는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 치킨 배달은 끊이지를 않고 오가는 치킨 속에서 우정과 동지애를 느낀다. 기숙사 식당은 저녁시간이 끝나고 나면 자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뀐다. 이때 고등학교 때 쓰다 남은 온 집중력을 발휘하여 하룻밤을 꼴딱 새지만 다음날 아침 머리에 아무것도 없는 공허함을 느끼며 강의실로 향하게 된다. 핫식스를 마시며 청춘불패를 되새기는 대학생의 모습에서 광고보다도 웃기고 현실적인 감정을 느낀다.

 

기숙사에서의 한학기가 끝나가고 기다리던 방학의 시작이다. 집으로 내려갈 사람들과 기숙사에 남을 사람들이 갈리게 되는데 이 방학은 참으로 오묘한 시간이다. 연인들에게 헤어짐을 선물하기도 하고 공부벌레에게 여행이라는 새로운 공기를 접하게도 하며 사람을 변화시키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방학을 보내고 만난 동기들과 선배들은 방학 전과 전혀 딴판인 사람이 상당히 많은데 대학생에게 이 방학이라는 시간은 곤충의 탈피와 같다. 자신의 껍질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방학 때 여행 다니는 걸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굳이 먼 곳이 아니라 서울 내를 한번 돌아보는 것도 정말 값진 경험이다. 기숙사에서 종종 캐리어를 끌며 한껏 멋을 낸 사람들을 본다면 나도 한번 하는 생각이 들것이다. 운동이며 연애, 악기, 동아리 등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을 그대들이여. 관악사에 조용한 휴식이 찾아오는 방학이다. 여러분은 앞으로 어떤 숨을 관악사에 불어넣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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